4년전 이맘때쯤 새로운 진로를 고민하다가 파리바게트 제빵기사라는 직업을 알게되었어요.
평소에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꾸미는 일에 관심있어했던 저였기에 제빵사라는 일이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었죠..!
밤낮으로 진로고민을 하던 그때, 파바제빵기사라는 일에 꽂혀 새벽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지원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보고, 10주간의 교육을 받고 8개월의 시간에 걸쳐 기다리고 기다리던 입사를 하게되었어요.
그리고 지금, 3년반의 시간을 뒤로하고 퇴사를 결정 하게되었습니다.
4년전 남긴 파리바게트 면접 후기 글이 여전히 많은 분들에게 읽히고 있는것 같아요.
4년 전 진로 고민할때 제가 여러 후기들을 읽어보고 많은 정보를 얻었듯이,
파바 제빵기사에 관심 있으신 분들을 위해 정보를 남기고자 글을 적어봅니다.
1. 입사후 적응기간
파리바게트는 따로 제빵기능사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아요.
문턱이 낮다는 점이 이 일에 도전하는데 큰 용기를 줬어요.
빵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 윈도우베이커리도 고민했지만,
그 당시에는 몇년의 시간을 투자하고 배우는 것보다 돈을 벌자는 생각이 컸어서 멀리 보지 못하고 지금 당장 할수 있는 일인 파리바게뜨 제빵사를 선택하게 됐어요.
교육하고 4개월의 대기 끝에 매장발령받아 출근했는데, 첫 매장 사장님의 문전박대에 서러운 날들이 많았어요.
이를테면, 저는 초반이라 급박하지 않게 실수없이 하려고 출근시간보다 1시간정도 일찍 출근했는데
전기세 아까우니까 시간맞춰서 오라고 하고,
첫 명절 발주때 (입사하고 몇일뒤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제가 주문 실수 할까봐 확실히 하고싶어 재고파악한다고 다시 매장에 갔는데, 그 자리에서 담당 교육주임님과, 계장님(관리해주시는 분)께 전화해서 뭐 주문도 못 넣는 사람을 보냈냐며 제빵기사 교체요청을 하며 큰소리를 내시더라구요.
적응하기 전까지는 따가운 눈초리를 견디며 일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반에는 퇴근시간보다 1시간 이상 늦게끝났어요. 이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는 조금씩 조금씩 시간이 줄어들면서 온전히 적응하기까지는 3개월이 걸렸습니다.
2. 파리바게뜨 제빵사 장점
1. 업무 이외의 시간은 개인시간으로 활용가능하다.
제빵사 이전에 했던 일은 업무 이외시간에도 업무관련 공부를 해야되는 직업이였어요.
야근도 잦았고, 주말에도 편히 쉬지 못했는데 이 일은 업무만 잘 끝내면 퇴근후의 시간은
맘편히 보낼수 있다는 점이 좋더라구요.
2. 동종업계 대비 (비교적) 높은 초봉
실제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지만, 인터넷상에서 많이 찾아본 결과 제빵업계에서는
파바가 초봉부터 높게 주는 편이라고 들었어요. 저도 그래서 선택했던거구요.
하지만, 파바는 출하받은 냉동생지를 해동시켜, 메뉴얼대로 성형후 소성하는 방식이라
기술을 익히고 싶다면 윈도우베이커리가 맞는 방향 같아요.
3. 파리바게뜨 제빵사 단점
1. 혼자서 많은 물량을 만들어 내야한다.
매장별로 빵 종류, 갯수, 생산수량이 다달라요. 점주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죠.
저는 총 세곳의 매장을 경험해봤는데 같은 근무시간인데 어떤곳은 물량이 적어 편하고, 어떤곳은 물량이 많아
제시간에 끝나기 버거운곳도 있더라구요.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이죠..!
물량이 적은곳은 그만큼 장사가 안돼서 빵 모양 하나하나에 사장님이 많이 관여하셔서
정신적으로 피곤한 부분이있었던 반면, 물량이 많았던 곳은 장사가 잘 되니 사장님이 세세한것 하나하나에
관여하지 않으시고 믿고 맡기는 방식으로.. 너그러우셨달까요..
장사 잘되고 안되고를 떠나 점주분들의 고유성향일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장사가 잘되면
점주분들의 태도도 달라지고, 피곤하게 디테일한 부분 하나하나 관여하진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2. 일정하지 않은 휴무 + 공휴일에 쉬지못해요.
제빵사는 공휴일 상관없이 일하는 직업이죠.
그리고, 쉬는날이 일정하지 않아요.
내가 쉬는날 날 대신해서 일하러 오시는 지원기사님이 있는데 (지원기사는 한곳에 있지 않고
보통 3~4군데 매장을 담당해서 돌아다니며 일해요), 그분이 전달에 휴무를 짜주기 때문에
한달에 1~2일만 내가 원하는 날 쉴수있고, 나머지는 랜덤이에요.
휴무텀이 안좋을때는 연속으로 8~10일 일하는 날도 있었어요.
3. 오르지 않는 연봉.
동종업계 경력이 없어도 된다는 문턱이 낮은점은 초반에 시작할땐 장점이였지만, 문턱이 낮은만큼.. 단점도 있겠죠?!
파리바게트 제빵기사 월급은 초봉이 높지만, 연봉인상이 없어요. (연차가 쌓이면 여름휴가비, 등등 복지는 소소하게 있죠)
오래 일하셨던 기사님과 2년차였던 저와 임금이 똑같았어요.
이밖에도 촉박하게 단체주문 받기, 잦은 신제품 출시 등등..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점들이 더 있지만,,
어떤 일이든 힘든점은 있을테니.. 이만하겠습니다.
4. 파리바게뜨 제빵사 복지 & 혜택
여러가지 혜택이 있어요. 근속 6개월 이상인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있어요.
- 경조사 지원 제도
- 자녀 학자금 지원 제도
- 정기휴가 및 휴가비 지원제도
- 종합 건강 검진비 지원 제도 (대상 : 만 35세 이상 / 근속 7년 이상 임직원)
- 장기 근속자 포상 제도
- 명절 상여금
품질평가 잘 받으면 SPC상품권인 해피콘도 받았고 , 자잘하고 다양한 복지가 있어요.
5. 파리바게뜨 퇴사하는 이유
총 세번의 매장을 겪어봤는데,
이따끔씩 빵을 만드는 보람이라도 있었는데, 그런게 사라지는 상황이 있었어요.
파바는 체인점이라 메뉴얼대로 빵을 생산해요.
빵종류가 많이 바뀌는 매장이 아니라면, 매일 하는일이 똑같기 때문에 적응되면 편한부분도 있지만-
빵을 만들어내는 기계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이건 생각하기에 따라 다른것같긴해요. 일관화된 품질을 위해 품질평가가 있는데,
빵에 진심인 기사님들은 매뉴얼 내에서도 최대한 정갈하고 예쁘게 만들어서 품질평가를 잘 받아서 SPC대학교에
입학하거나 케이크 심화교육 같은걸 목표로 삼고 배우기도 하시더라구요.
저의 경우엔, 빵에 진심이 아니였기때문에
이곳에선 내가 성장할수 없고, 얻는건 월급뿐이라는 생각에 퇴사를 결정했어요.
제빵기사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고 계신분들이 이 글을 보시겠죠?
저는 퇴사라는 선택을 했지만, 경험해보고 나서 내게 맞는지 아닌지 판단할수 있었어요.
다소 부정적인 부분도 많이적었지만, 저에겐 맞지 않아 그런 부분들이 더 크게 보였던걸수도 있어요.
파바 제빵기사가 되면 이런 장/단점들이 있구나- 정도로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라고, 진로 잘 찾게되시길 바래요..!